이응노(李應魯, 1904~1989)
<군상>, 1986, 한지에 수묵담채, 134×27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이응노는 동백림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던 중 국내는 물론 세계 문화인들의 항의와 후원으로 석방되었다. 프랑스로 돌아간 그는 다시 윤정희 백건우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를 받고 국내에서의 활동이 단절되자 결국 1983년에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였다. 1980년 파리에서 광주소식을 들은 그는 사람들이 광장에서 함께 하는 <군상>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1985년에 일본에서 개인 초대전을 가진 뒤 1989년 호암미술관에서의 개인전에 참석하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운명하였다.
이 작품은 커다란 화면에 먹으로 연대하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의 군상 시리즈는 일종의 얼룩이면서 뛰거나 춤추는 사람의 모양이자 한자의 서체 사람인의 형상을 이어서 추상이자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는 구상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장면인 통일무로 해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