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진
두개의 파도
2 Wave
2025
캔버스, 한지에 먹
145x112cm
권세진 작가는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 재료를 기반으로, 사진적 시점과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해 시간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조각 그림’ 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직접 촬영한 풍경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그린 뒤 다시 조합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단편과 시간의 흔적이 화면 속에 축적됩니다.
<두 개의 파도>는 서로 다른 파도의 흐름을 한 화면 안에 겹쳐 놓아, 이중의 시간과 공간을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먹의 농담과 번짐은 파도의 결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겹쳐진 물결의 모습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에 포개진 듯한 인상을 줍니다. 세로로 긴 구도는 파도의 움직임과 빛의 궤적을 강조하며, 순간성과 지속성이라는 상반된 시간성을 동시에 환기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화면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흐름 속에 스며든 시간의 밀도와 기억의 층위를 전합니다. 우리는 이 파도의 결 속에서 자신의 경험과 시간을 겹쳐보며, 현대 수묵이 전통적 자연의 이미지와 동시대적 감각을 어떻게 접목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