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千鏡子, 1924~2015)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 1992, 캔버스에 유채, 14×14cm, 동원화랑 소장

타히티에서 시작한 천경자의 해외여행은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이어지며, 열정적이고 이글거리는 생명력 가득한 꽃과 여인, 동물과 시장풍경들로 채워졌다. 영국이나 미국 같은 곳의 방문은 문학과 연계하여 작가의 무덤이나 집필실을 화면에 담았다.

천경자는 애드가 앨러 포의 무덤이 있는 볼티모어를 방문하고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을 시리즈로 제작하였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소품이지만, 한쪽 눈을 감고 윙크하는 여인의 감정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눈동자에 금분을 칠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도 금분을 바른 붓을 그어서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상의 전형에 한없이 화사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