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李仲燮, 1916~1956)
<꽃과 아이들>, 연도미상, 종이에 유채, 23×18.6cm, 이중섭미술관 소장

이 작품은 종이에 펜으로 형태를 그리고 유채 물감과 수채물감을 사용하여 채색하였다. 이중섭은 두 아이를 키우며 작품 안에서 꽃이나 물고기, 새와 함께 노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는 마치 「잭과 콩나무」처럼 커다랗게 자라난 꽃 위에 두 아이가 있고 왼쪽에는 새가 날고 오른쪽에는 물고기가 있다. 아이들과 꽃의 크기를 비교하면 마치 「일촌법사」나 「엄지공주」 같은 작은 아이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꽃의 모양이 부처님께서 앉는 자리인 연꽃무늬 좌대를 닮아있다.

다른 작품에서 이중섭은 아내를 이런 연꽃무늬 좌대에 그린 적도 있다. 꽃의 굵은 대와 잎 그리고 꽃잎이 뒤로 넘어간 구조는 해바라기꽃을 생각나게 한다. 태양을 향하는 해바라기처럼 보고 싶은 가족과 아이에 대한 넘치는 그리움이 가시화한다면 이런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