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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신일월대구도, 2019
김재욱, 신일월대구도, 2019

김재욱 Kim Jaeuk
신일월대구도 New Sun and Moon and Daegu Metropolitan City
2019
Single Channel Video


김재욱의 <신일월대구도>는 작가의 고향인 대구를 주제로 삼아, 그곳에 대한 감정과 기억, 그리움을 시각화한 디지털 풍경입니다. 작품의 형식은 조선시대 어좌 뒤 병풍으로 쓰였던 <일월오봉도>에서 모티프를 차용하였습니다. 다섯 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등을 배경 삼아, 대구의 도시적 상징들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디지털 영상 속에는 대구 타워를 중심으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고, 계산성당과 디아크, 갓바위, 김광석이 기타를 치는 모습 등이 순차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모두 대구라는 장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작가의 기억과 상상 속에서 재구성된 요소들입니다.

한편 풍선, 폭죽, 무지개, 미러볼과 같은 오브제는 김재욱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로, 바람을 머금고 천천히 날아가는 풍선, 찰나의 빛을 남기고 사라지는 폭죽, 특정한 순간에만 드러나는 무지개, 그리고 인공의 빛으로 공간을 물들이는 미러볼은 모두 도시 안에서 발견되는 작은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작품 속에서 자연의 해와 달은 인공의 빛인 미러볼과 공존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립니다. 또한 거꾸로 흐르는 폭포는 방대한 데이터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비되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은유하며, 그 안에서 새롭게 생성되고 확산되는 밈들과 감각들을 상징합니다. 김재욱은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도시라는 구체적 장소와, 그 안에서 축적된 기억과 감정, 상상과 환상을 한데 엮어냅니다.

<신일월대구도>는 고향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것을 통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기억과 그리움, 그리고 그것을 다시 구성하고자 하는 작가의 회화적 욕망을 시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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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김재욱, 신일월대구도,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