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Kim Jaeuk
신강원산수도 New Landscape of Gangwon Province with DMZ
2021
Single Channel Video
김재욱의 <신강원산수도>는 전통 산수화의 형식을 빌려 디지털 시대의 풍경으로 재구성한 디지털 산수도입니다. 작품 속 풍경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그 배치는 사실과 환상이 뒤섞이며 하나의 가상 도시처럼 펼쳐집니다. 강원도는 작가가 군 복무 기간 동안 머물렀던 장소이자, 분단 이데올로기의 실체를 직접 경험한 공간입니다.
작품에는 6‧25 전쟁의 흔적,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양구 제4땅굴, 속초 엑스포 타워, 철모가 걸린 촛대바위 등 강원도를 상징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동시에 모란꽃이 피어 있는 북한 땅, 무인으로 움직이는 텅 빈 리프트, 하늘을 나는 UFO와 같은 오브제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우리 눈앞에 있으나 닿을 수 없는 ‘너머의 세계’를 암시합니다.
김재욱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지리적 공간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면서, 특정한 장소가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태어나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배경이 아니라, 감정과 역사, 상처와 희망이 겹겹이 포개진 ‘심상의 지형도’입니다. 작품 속 모든 오브제는 하나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이며, 동시에 기억의 파편입니다. 이들이 모여 이루는 풍경은 낯설면서도 아름답고, 때로는 아득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