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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은, 다시 만난 세계, 2022
로지은, 다시 만난 세계, 2022

로지은
다시 만난 세계
2022
장지에 먹, 분채
143x119.3cm


로지은 작가는 전통 문인화의 사의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동물과 자연을 의인화해 인간의 삶과 감정을 표현해왔습니다. <다시 만난 세계> 속 병아리와 알, 그리고 화면 상단의 어미 닭은 단순한 생태 장면을 넘어 관계와 순환, 탄생의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먹과 분채가 스미고 번지는 장지의 질감을 살려 부드러운 선과 은은한 색감으로 생명의 여린 순간을 포착합니다. 동물의 시선과 몸짓은 인간의 표정처럼 감정을 환기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화면 속 존재와 자연스럽게 교감하게 합니다.

전통 산수화가 자연의 이상과 장엄함을 노래했다면, 로지은의 수묵채색은 일상의 평범한 풍경 속에서 공감과 연민, 유머를 이끌어냅니다. 그는 먹의 농담과 번짐을 활용해, 순간마다 변하는 감정의 흐름을 솔직하게 담아냅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동양화의 형식을 엄격히 답습하기보다 그 경계를 확장하며, 현대적 감각과 서정을 더하는 시도로 이어집니다.

생명의 탄생과 관계의 시작을 담은 <다시 만난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순간의 온기를 재미있게 전하는 동시에 전통적 매재와 기법이 오늘날의 시선과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와 정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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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로지은, 다시 만난 세계,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