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李象範, 1897~1972)
인물산수도, 1921년, 종이에 수묵담채, 170x76㎝ 2점,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이상범은 이른바 청전양식을 이룩한 한국 산수화의 거장이다. 그는 서화미술학교에서 교육받았는데 안중식, 조석진으로부터 전통 양식을 충실히 교육받았다. 1920년에 창덕궁 벽화 제작에 참여한 이상범은 파도를 바라보는 신선 3인이 나이를 자랑하고 있는 <삼인문년도>와 <산수도>를 적절히 조합한 화사한 화면을 보여주었다.
이듬해인 1921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산과 물, 나무 등이 깊은 산속을 보여주는 전문화가들의 양식인 북종화의 구도를 따르면서, 문인화가들이 즐겨하는 수묵담채로 채색을 대신하고 있다. 나귀를 타고 산길을 돌아가는 인물, 배를 타고 계곡을 향하는 인물 등은 모두 무릉도원을 찾는 시대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법적으로 밑그림은 채색화를 얹어도 크게 다를 바 없는 구도에 채색 대신에 수묵담채를 사용함으로써 정신을 강조하는 자신만의 양식을 찾아가는 시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