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아 Han SangA
오늘도
2022
광목, 먹, 실, 솜
155x180cm
한상아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인 먹과 모필, 광목과 실을 매체 삼아, 평면을 넘어서는 입체적 화면을 선보여왔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특정 사건이나 극적인 장면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감정과 내면의 파장을 담담히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가족이라는 공동체로부터 오는 안정감, 사회 속 인정욕구, 가치의 충돌로 인한 내면의 갈등 등은 모두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감정들입니다. 작가는 이 감정들을 진솔하게 바라보며, 한 사람의 삶과 인격이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하고자 합니다.
<오늘도>는 제목 그대로, 매일을 살아가는 존재의 자세를 담은 작업입니다. 반복되는 손의 형상은 기도하듯, 기다리듯, 다짐하듯 솟아오르고 있으며, 손끝 위에 떠 있는 검은 원은 태양이자 달, 씨앗이자 기원의 상징처럼 읽힙니다. 이 화면의 손들은 개별 주체를 넘어선 하나의 집합체로서, 서로 다른 감정과 마음이 모여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한상아는 ‘손’이라는 신체 부위에 주목합니다. 손은 무언가를 붙잡고 만들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작가는 이를 두고 “손은 재밌는 신체 부위”라고 말하며, 시대나 종교에 따라 손의 형상이 뜻과 기원을 담는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을 발견합니다. <오늘도>에 등장하는 손들은 서로를 어루만지듯, 혹은 하늘을 향해 닿고자 하듯 솟아오르며,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소망과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